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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말씀들 중에서 컴퓨터가 미래 인간 생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내용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많이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성경이 기록될 당시의 사람들은 컴퓨터의 존재를 알기 이전이었으므로 컴퓨터를 직접 지칭하는 말은 없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가 보기에는 컴퓨터를 나타내는 말임에 분명한 부분들이 성경에는 나와 있다. 또한 이 성경 말씀들에 나타난 컴퓨터는 단순한 계산 기능을 가진 기계가 아니라 어떤 지능을 갖춘 기계로 표현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대표적인 말씀이 요한계시록 13장 13-15절 이다.

“큰 이적을 행하되 심지어 사람들앞에서 불이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오게 하고 짐승 앞에서 받은 바 이적을 행함으로 땅에 거하는 자들을 미혹하며 땅에 거하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칼에 상하였다가 살아난 짐승을 위하여 우상을 만들라 하더라 저가 권세를 받아 그 짐승의 우상에게 생기를 주어 그 짐승의 우상으로 말하게 하고 또 짐승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는 자는 몇이든지 다 죽이게 하더라”(계13:13-15)

또한 요엘 2:1-10 에 보면 사람과 유사한 판단력을 갖춘 어떤 기계(가령,로버트)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나의 성산에서 호각을 불어 이 땅 거민으로 다 떨게 할찌니 이는 여호와의 날이 이르게 됨이니라 이제 임박하였으니 곧 어둡고 캄캄한 날이요 빽빽한 구름이 끼인 날이라 새벽 빛이 산꼭대기에 덮인 것과 같으니 이는 많고 강한 백성이 이르렀음이라 이 같은 것이 자고 이래로 없었고 이후 세세에 없으리로다 불이 그들의 앞을 사르며 불꽃이 그들의 뒤를 태우니 그 전의 땅은 에덴 동산 같았으나 그 후의 땅은 황무한 들 같으니 그들을 피한 자가 없도다 그 모양은 말 같고 그 달리는 것은 기병같으며 그들의 산꼭대기에서 뛰는 소리가 병거와도 같고 불꽃이 초개를 사르는 소리와도 같으며 강한 군사가 항오를 벌이고 싸우는 것 같으니 그 앞에서 만민이 송구하여 하며 무리의 낯빛이 하얘졌도다 그들이 용사같이 달리며 무사같이 성을 더위잡고 오르며 각기 자기의 길로 행하되 그 항오를 어기지 아니하며 피차에 부딪히지 아니하고 각기 자기의 길로 행하며 병기를 충돌하고 나아가나 상치 아니하며 성중에 뛰어들어가며 성 위에 달리며 집에 더위잡고 오르며 도적같이 창으로 들어가니 그 앞에서 땅이 진동하며 하늘이 떨며 일월이 캄캄하여 별들이 빛을 거두도다”(욜2:1-10)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현대의 컴퓨터 기술로서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가능할 것이며 인간이 만든 기계로서 어느 정도의 지능을 갖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하여 알아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컴퓨터 공학자들을 괴롭히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질문이 있다. 인공지능은 과연 가능한가?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요즈음 세탁기나 VCR도 인공지능을 갖춘 제품이 나오는 세상인데 인공지능은 이미 실현된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업들의 상술에 기인한 대중의 오도(誤濤)이며, 엄밀한 의미의 인공지능의 가능성은 아직도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실 인공지능을 배제하고라도 컴퓨터는 인간의 뇌에 많이 견주되어 왔다. 중국인들은 컴퓨터를 「전뇌」(電腦)라고 한다. 또한 자동화된 공장에서 컴퓨터를 장착한 공장용 로봇들이 사람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인간 보다 더 나은 지능을 갖춘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도 일으키게 한다. 그러나 현재의 컴퓨터와 인간의 뇌는 그 동작원리나 할 수 있는 일에 있어서 대단히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면 먼저 컴퓨터와 인간의 뇌의 차이점을 알아본다.

통상 디지털 컴퓨터(digital computer)라 불리우는 현대의 컴퓨터는 미국의 수학자인 요한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에 의해 창안된 구조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지난 수십 년동안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엄청나게 발달해 왔다. 물론 폰 노이만(,Von Neumann) 방식이 아닌 컴퓨터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있으나, 오늘날의 컴퓨터의 대부분은 폰 노이만 방식의 디지털 컴퓨터라 할 수 있다. 디지털 컴퓨터의 기본 기능은 정보의 저장과 처리이다.

컴퓨터 내에서의 모든 정보는 0과 1을 가지고 나타내며 디지털이라는 말은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또한 컴퓨터 정보처리의 기본은 "IF THEN ELSE"의 법칙으로 대표될 수 있다. 즉 IF(A) THEN(B) ELSE(C)의 명령에 대해서 컴퓨터는 (A)라는 조건이 만족되면 (B)를 실행하고, (A)라는 조건이 만족이 안되면 (C)를 실행한다.

물론 이외에도 반복 및 산술 계산 기능들이 있으나, 어쨌든 디지털 컴퓨터의 기본 기능은 대단히 단순하다. 이와 같이 단순한 기본 기능을 가진 컴퓨터이지만 오늘날 그의 능력은 대단하여, 마치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것은 없는 듯이 보인다. 그 능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것은 처리 속도와 용량이다. 즉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대단히 빠른 신호 전달 속도와 높은 밀도를 갖는 소자를 사용하여 빠른 정보 처리 능력과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컴퓨터의 제작이 가능하여졌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잠시 생각하여 볼 문제가 하나 있다. 과연 0과 1의 저장 방식과 IF THEN ELSE의 법칙만으로 동작되는 디지털 컴퓨터의 속도와 용량만 크게 하면 인간이나 혹은 다른 동물의 지능을 흉내 내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이다. 바로 이 문제가 현재 디지털 컴퓨터에 의한 인공 지능의 가능성에 대해서 논란을 일으키는 부분이다. 물론 이 문제의 정답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아래에 제시되는 몇 가지의 사실에서 힌트는 얻을 수가 있다.

먼저 물체를 시각으로 인식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인간들이 어떤 물체를 보고 그 물체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데는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제법 빠른 컴퓨터로도 물체를 판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인간의 시각으로 물체를 판별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오래 걸린다. 컴퓨터의 계산 및 정보처리 속도가 인간보다는 엄청나게 빠른 데도 이와 같은 일이 생긴다는 것은 너무나 이상한 일이다.

여기에서 디지털 컴퓨터의 정보처리 방식과 뇌의 정보처리 방식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컴퓨터에는 학습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 인간들은 어떤 사실이나 법칙을 배우면 그것을 이용하여 배우지 않는 문제도 해결을 할 수 있다. 즉 어떤 공식을 배우면 그와 관련된 응용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컴퓨터에는 근본적으로 학습능력이 없다. 요즈음에는 전문가 시스템 (Expert System)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 종류가 개발되어서 인간 전문가를 대신하기도 하지만 이것도 인간이 프로그램한 대로 수행하는 것이지 컴퓨터가 학습을 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환자 진단용 전문가 시스템은 의사가 가지고 있는 지식들을 입력시켜서 프로그래머가 제작한 규칙대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디지털 컴퓨터에 의해서 인간의 지능을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데는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공 지능 연구의 초기단계에서는 많은 투자도 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그 연구의 결과에 대해서는 투자한 노력과 그간의 엄청난 연구비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같이 디지털 컴퓨터에 의한 인공지능의 실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한편,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컴퓨터의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어 오고 있다. 그것은 신경회로망 컴퓨터(Neural Net Computer)라는 것인데, 뇌 신경세포의 동작 원리를 이용하였다 하여서 그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사실 이에 관한 연구는 상당히 오래전에 시작되었으나 큰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최근에 매우 각광을 받기 시작한 분야이다. 디지털 컴퓨터에 의한 인공지능에 회의(懷疑) 가 일기 시작하는 요즈음 당연한 추세로 보여 진다.

뉴런의 구조

위에서 디지털 컴퓨터와 뇌의 능력의 차이에 대하여 언급하였는데, 그 구조에 있어서도 양자는 차이를 보인다. 디지털 컴퓨터에는 정보의 저장부분과 연산부분이 분리되어 있으며, 저장부분은 0과 1의 조합을 가지고 정보를 저장하고 연산부분은 이 저장된 정보를 가지고 여러 가지 계산 및 판단을 한다. 반면, 뇌에는 저장 및 연산 부분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다만 뉴런(neuron)이라는 기본 소자들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뉴런은 본체인 세포체 부분과, 복잡하게 갈라진 수상돌기라고 불리우는 부분, 본체에서 한 줄만 뻗어 나왔다가 말단에서 다수로 갈리진 축색이라고 불리우는 부분의 세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축색은 세포체 본체로부터의 신호를 다른 뉴런에 전달하는 신경섬유이다. 수상돌기는 다른 뉴런으로부터 신호를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즉 다른 뉴런의 축색의 말단이 여기에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부분을 시냅스(synapse)라 부른다. 하나의 뉴런은 평균해서 수천개, 보다 많은 것은 수만개의 축색으로부터 신호를 받고 있다고 한다.

세포 본체는 많은 입력신호를 가지고 계산을 실행하고 그 답은 축색을 통해 다른 뉴런에 전달된다. 이러한 뉴런들이 무수히 서로 연결되어 뇌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동작원리는 많이 밝혀졌으나.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 다만 이와 같은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특성을 모방한 회로가 어떤 기능을 가질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으며, 그 기능들은 주로 학습능력에 관한 것들이다. 즉 이러한 회로들의 연결 상태에 따라서 어떤 학습능력을 갖는 기계의 제작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기계를 신경회로망 컴퓨터는 물체의 인식이나 음성의 인식과 같은 분야에서 디지털 컴퓨터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이 실험실 내에서 많이 보여지고 있으며, 상업화된 신경회로망 컴퓨터 칩(chip)도 이미 나와 있다. 다만 현재의 기술적 문제점은 그 조밀도와 엄청난 연결 회로에 있다.

실제 인간의 뇌의 조밀도는 현재 VLSI 칩 Very Large Sale Integrated Circuit chip)의 약 1,000배가 된다. 인간의 뇌를 약 1리터로 보면, 뇌에는 약 2×1010 개의 뉴런이 있으므로 뉴런 한개의 크기는 대략 0.5×10-7cm3이다. 반면 현재 VLSI 기술이 만들 수 있는 최소 소자의 크기는 10-4cm3 쯤이 된다. 또한 이 인공 뉴런들이 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복잡한 회로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인간이 이룬 기술적 성과를 보면 이러한 기술적 장벽이 극복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현재 미국의 국방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는 DARPA (US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에서는 신경회로망 컴퓨터 연구에 관한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앞으로 8년간에 걸쳐 3억 9천만 달러의 대규모적인 신경회로망 컴퓨터 연구를 하였다. 국방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곳에서 하는 일이니만큼 무기에 관한 것임을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요엘서 2장에 기록된 것과 같은 로봇 군단의 등장을 볼 날도 그리 먼 훗날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러한 신경회로망 컴퓨터는 독립적으로 쓰이기보다는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의 보조적 장치로 쓰이게 될 것이다. 실제로 현재 개인용 컴퓨터로 사용되는 IBM PC/AT 호환 기종에 장착 가능한 신경회로망 컴퓨터 보드(board)도 이미 나와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가공할 컴퓨터의 등장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즉 현재의 디지털 컴퓨터의 장점인 빠른 처리 속도와 엄청난 기억 용량을 갖추고 동시에 인간과 유사한 물체 인식능력과 학습능력 및 판단능력을 갖는 초능력 컴퓨터의 등장이다. 이 초능력 컴퓨터에게 없는 것은 인간의 감정 및 양심일 것이다. 그러기에 더욱더 가공할 존재일 것이다. 감정도 양심도 없고 오로지 냉철한 판단력과 엄청난 기억 용량과 대단히 빠른 계산 능력을 갖춘 존재, 이것이 미래의 컴퓨터일 것이다